마음을 울리는 글 - 詩

허공장경 -김사인-

Issac Do 2018. 1. 15. 06:23

'허공장경(虛空藏經)'

                          - 김사인

  

빈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학교를 중퇴한 뒤

권투선수가 되고 싶었으나

공사판 막일꾼이 되었다

  

결혼을 하자 더욱 어려워

고향으로 내려가 농사를 지었다

  

떨어 먹고 도로 서울로 와

다시 공사판

급성신부전이라 했다

  

삼 남매 장학적금을 해약하고

두 달 밀린 외상 쌀값 뒤로

무허가 철거장이 날아왔다

 

산으로 가 목을 맸다

내려앉을 땅은 없어

재 한 줌으로 다시 허공에 뿌려졌다

 

나이 마흔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