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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강

                    -나태주

 

비단강이 비단강임은

많은 강을 돌아보고 나서야

비로소 알겠습니다

 

그대가 내게 소중한 사람임을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나서야

비로소 알겠습니다

 

백 년을 가는

사람 목숨이 어디 있으며

오십 년을 가는

사람 사랑이 어디 있으랴

 

오늘도 나는

강 가를 지나며

되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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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허물

-윤후명

 

 

태어나면서부터 사랑을 하고 싶었다

나이 들어서도 변하지 않는

오직 하나의 마음

그러나 봄 여름 가을 겨울

헤어지는 연습만으로만 살아왔다

헤어져서는 안 된다 하면서도

그 나무 아래

그 꽃 아래

그 새 울음소리 아래 모두

사랑의 허물만 벗어놓고

나는 어디로 헤매고 있을까

언제까지나 이루지 못할

하나의 마음임을 알아

나로부터 영원히 떠나야 할까

그래야 할까 사랑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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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오면

                    -도종환 

 

 

바람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그리움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아픔도 오겠지요

머물러 살겠지요

살다간 가겠지요

 


세월도 그렇게

왔다가 갈 거예요

가도록 그냥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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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강은교


바람 사나운 거리

파랗고 긴 하늘 아래

너 참 많구나

나 참 많구나

우리 모두 밤하늘의 별처럼

흩어져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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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잊고 사는데도

                                    - 원태연 

 

 

다 잊고 산다

그러려고 노력하며 산다

그런데 아주 가끔씩 가슴이 저려올 때가 있다

그 무언가 잊은 줄 알고 있던 기억을

간간히 건드리면

멍하니

눈물이 흐를 때가 있다

그 무엇이 너라고는 하지 않는다

다만 못다한 내 사랑이라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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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도현

 

 

바깥으로 뱉어내지 않으면 고통스러운 것이

몸 속에 있기 때문에

꽃은핀다

솔직히 꽃나무는

꽃을 피워야 한다는 게 괴로운 것이다

 

내가 너를 그리워하는 것

이것은 터뜨리지 않으면 곪아 썩는 못난 상처를

바로 너에게 보내는 일이다

꽃이 허공으로 꽃대를 밀어올리듯이

 

그렇다 꽃대는

꽃을 피우는 일이 너무 힘들어서

자기 몸을 세차게 흔든다

사랑이여나는 왜 이렇게 아프지도 않는 것이냐

몸 속의 아픔이 다 말라버리고 나면

내 그리움도 향기나지 않을 것 같아 두렵다

 


살아남으려고 밤새 발버둥을 치다가

입 안에 가득 고인 피

뱉을 수도 없고 뱉지 않을 수도 없을 때

꽃은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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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아 이것이 우리 학교다

-허남기

 

 

아이들아

이것이 우리 학교다

교사는 아직 초라하고

교실은 단 하나뿐이고

책상은

너희들이 마음놓고 기대노라면

삑하고 금시라도

찌그러질것 같은 소리를 내고

 

문창엔 유리 한장 넣지를 못해서

긴 겨울엔

사방에서

살을 베는 찬바람이

그 틈으로 새여들어

너희들의 앵두같은 두뺨을 푸르게 하고

 

그리고 비오는 날엔 비가

눈내리는 날엔 눈이

1948년 춘삼월엔

때 아닌 모진 바람이

이 창을 들쳐

너희들의 책을 적시고 뺨을 때리고

심지어는 공부까지 못하게 하려 들고

그리고 두루 살펴보면

백이 백가지 무엇 하나

눈물 자아내지 않는것이 없는

우리 학교로구나

 

허나

아이들아

너희들은

니혼노 각고오요리 이이데스 하고

서투른 조선말로

 

우리도 앞으로

일본학교보다 몇배나 더 큰 집 지을수 있잖느냐고

되려

이 눈물많은 선생을 달래고

그리고

또 오늘도 가방메고

씩씩하게 이 학교를 찾아오는구나

 

아이들아

이것이 우리 학교다.

비록 교사는 빈약하고 작고

큼직한 미끄럼타기 그네 하나

달지 못해서

너희들 놀 곳도 없는

구차한 학교지마는

아이들아

이것이 단 하나

조국 떠나 수만리 이역에서

나서자란 너희들에게

다시 조국을 배우게 하는

단 하나의 우리 학교다

아아

우리 어린 동지들아


 이 시는 재일한인 1세 허남기 시인의 시입니다. 허남기씨는 1948년 조선학교 교장으로 재임하던 당시에 이 시를 지었다고 합니다. 당시 재일한인들은 일본정부의 민족학교 차별정책에 저항하던 시기였습니다.

아울러 해방후 재일한인사회는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민단과 북조선 국적을 유지했던 조련의 대립에 있었고, 허남기 시인이 설립한 가와구치 조선학교 역시 민족학교 중에서도 조련계의 학교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념적 대립을 넘어서 남한과 북한은 모두 한민족이라는 차원에서, 남북한 진영의 논리에서 벗어나 단지 그 당시 재일한인들이 일본으로부터 받았던 차별과 멸시 속에서 힘들게 한민족의 민족성을 유지하기 위한 처절한 노력이 이 시에 담겨있는 듯 해서, 재외동포와 관련된 작업을 하던 차에 마음이 동하여 공유를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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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장경(虛空藏經)'

                          - 김사인

  

빈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학교를 중퇴한 뒤

권투선수가 되고 싶었으나

공사판 막일꾼이 되었다

  

결혼을 하자 더욱 어려워

고향으로 내려가 농사를 지었다

  

떨어 먹고 도로 서울로 와

다시 공사판

급성신부전이라 했다

  

삼 남매 장학적금을 해약하고

두 달 밀린 외상 쌀값 뒤로

무허가 철거장이 날아왔다

 

산으로 가 목을 맸다

내려앉을 땅은 없어

재 한 줌으로 다시 허공에 뿌려졌다

 

나이 마흔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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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물리학

                                      -김인육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첫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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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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