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을 처음 보았던 그날도 비가 내렸네
당신에 대한 내 마음을 처음 알게 된 그 날도 비가 내렸네
우린 그렇게 비와 함께 시작했네
그리고 당신이 나를 떠나 다른 이에게로 가던 그 날
그 날도 어김없이 비가 내렸네
우린 그렇게 비와 함께 끝이 났네
정확히 19개월이 지난 오늘
그 긴 시간동안 내 마음에는 항상 비가 내렸었네
그래, 나는 그 허다한 시간을
당신과 비가 함께 떠나버린 그 시간에 묶어두려 했었다네
우리 함께 갔던 식당과 카페, 함께 걸었던 거리들, 그 모든 우리의 장소들과
우리 주변의 관계와 상황들이 모두 저마다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을 때
나 혼자서 방향을 잃은 채로 그 자리에 머무르려 애쓰고 있었다네
그렇게 19개월이 흘렀다네
그리고 이제야 당신을 내려놓게 되었다네
그리고 어느 방향이 될런지는 여전히 모르지만
그저 걸어 나가기로 했다네
당신과 함께 했던, 우리가 기억하던 모든 것들
그 자리에 두고서
혹여라도 당신이 걷고 걸어서 우연히 그 자리에 왔을 때
아아, 우리는 그래, 이런 시간을 공유했었구나
그렇게 떠올리며 다시금 각자의 길을 웃으며 떠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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